[기고]축산환경 변화에 대한 이해
[기고]축산환경 변화에 대한 이해
  • 박현욱 농장과 식탁 연구위원
  • 승인 2019.06.30 16: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잠들어 있는 새끼 돼지
잠들어 있는 새끼 돼지

우리 아이들에게 지금의 축사는 선뜻 손잡고 들어가기가 꺼려질 정도다. 냄새와 질병 등 부정적인 이미지로 각인돼 있어서다. 우리나라 축사환경이 우리가 생각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 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축산업의 고도성장과 연관이 있다. 환경을 고려하면서 발전하기에 우리나라는 너무도 빠르고 신속한 산업화의 물결에 취해 있었다.

1960년 이전 우리나라에는 농가부업형 축산이 대다수였다. 국내 농업은 쌀 중심으로 구축돼 있었고 가축은 농업에 활용할 수 있는 소를 제외하고는 한두 마리 키우는 수준이었다.

전문적인 시설은 전무했을 뿐더러 헛간이나 집 주위에 나뭇가지로 울타리를 치거나 외양간, 돼지우리 형태가 전부였다. 위생시설은 미비했고 생산성도 지극히 저조했다.

다만 규모가 작고 축산분뇨를 비료로 활용하는 순환농법을 영위하고 있었기에 가축분뇨에 의한 환경문제만은 제기되지 않았다. 규모가 작았으니 악취랄 것도 없었고 당시 농촌에서의 분뇨 냄새는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다.

6.25전쟁이 끝나고 정부에서는 국민들이 먹고 살 수 있도록 하는 게 국가의 최우선 정책과제였다. 1961년에는 국가재건최고회의가 발족되면서 ‘축산법’을 제정해 근대 축산으로의 발전에 첫 삽을 떳고 이후 1970년대에는 사육규모가 점차 커지면서 전업형 농가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 시기 사료산업의 발전과 더불어 축산업이 급격히 팽창하기 시작했다. 1988년 올림픽을 치르고 치킨에 대한 수요가 급격하게 늘면서 양계산업은 케이지사육 등 규모화와 기업형 계열화의 길을 걸으며 가장 먼저 대규모 축산시대를 열었다.

이후 우리나라는 고성장에 따른 가처분소득 증가 등으로 축산물 소비가 크게 늘었고 급기야 우루과이라운드 등 개방화의 물결을 타면서 축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었다.

축산업은 급격히 몸집을 불리면서 경쟁시대로 접어들었고 그 속에서 자연순환농법 등 환경과 자연을 생각하는 축산은 설자리를 잃게 됐다.

가격도 싸고 급격히 살을 찌울 수 있는 옥수수 사료를 수입해 가축에게 먹이고 외국의 거대한 축사시설 등이 도입되면서 축산의 발전속도는 더욱 급하게 흘러갔다. 여기에 개방의 문이 더욱 넓어지고 자본을 가진 기업들도 축산에 입맛을 다시면서 우리나라 축산은 더욱 규모화의 길을 걸었다.

국토가 좁았던 탓에 생산성을 높인다는 명목으로 공장형 축산이 번성했으며 생산성을 따지는 다양한 방식의 프로그램들이 접목되면서 지금의 축산이 완성되어 갔다.

빠른 성장속에 당연히 환경문제에 대한 지적과 축사시설개선 등이 뒤따르기도 했지만 생산의 규모화와 발전속도를 따라가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무엇보다 환경문제는 정부와 농가, 관련업계 모두 돈과 시간의 투자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관심 없이는 개선될 수 없는 성질의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소비자들도 잘 먹고 잘 살게 되자 비로소 환경과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이 점차 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느린농업, 친환경축산, 방목형 농장 등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