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1]"나무가 휴식하고 아이가 교감하는 수목원 만들어요"
[기획1]"나무가 휴식하고 아이가 교감하는 수목원 만들어요"
  • 박금옥 기자
  • 승인 2019.07.08 1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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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 녹색 장용기 정남진수목원 대표
정남진수목원의 시그니처 나무. 돈나무의 모습.
정남진수목원의 시그니처 나무. 돈나무의 모습.

나무가 쉬는 수목원.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터가 있다면. 전라남도 장흥에 자리 잡고 있는 사립 수목원인 정남진 수목원은 나무를 위한 휴양지다. 이곳은 300년 이상 돼야 명함을 내밀 정도로 곳곳에 고목이 자리하고 있다. 나무는 세월을 제 몸에 흔적으로 남기며 흔적은 관록으로 나타난다. 이곳의 나무들은 겉모습만 봐도 감탄사가 나올 정도다. 사연도 제각각이다. 재건축으로 밀려나거나 병치레를 했거나 많은 공간을 차지해서라는 식이다. 사립 수목원인 정남진수목원은 전국에서 고목을 모셔왔다.


아이가 뛰놀고 나무가 구경하는 공간
자연 그대로 호흡에 아날로그 감동 2배


"아이들은 나무, 곤충, 돌만 있어도 재밌게 놀아요. 사람들을 위해 꾸며놓은 화려한 수목원이 많이 있지만 여기는 나무가 사람을 구경하는 곳이에요. 아이들도 알죠. 단조롭지만 편안하고 조용하지만 안정감을 얻을 수 있어요. 그래서 더 좋아하고 자연과 더 교감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수목원을 만든 장용기 대표는 "나무를 위한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라고 말한다. 보통 수목원이나 식물원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나무로 채우고 화려하고 풍성한 꽃들과 식물로 공간을 수놓는다. 관광객의 시선을 사로잡고 방문객을 늘리기 위한 전략이다. 장 대표는 전혀 다른 전략을 택했다. 기본에 충실하자는 취지다.

"나무가 나무답게 살 수 있고 쉴 수 있는 곳이 수목원 아닌가요. 화려하진 않아도 나무 본연의 호흡과 향기를 체험할 수 있잖아요."

 

300년 나이를 먹은 뽕나무의 모습.
300년 나이를 먹은 뽕나무의 모습.

일본에는 아사히야마라는 유명한 동물원이 있다. 심각한 경영난으로 폐쇄 직전까지 갔던 동물원은 ‘동물들이 행복한 공간’으로 탈바꿈하면서 새로운 전환기를 맞는다. 동물의 생활습성에 맞도록 관람시간을 변경한다든지 동물이 산책할 시간과 동선을 고려해 관람객 동선을 새로 짜는 식이다.

'사람이 동물을 관람한다'라는 동물원의 콘셉트도 거꾸로 뒤집었다. '동물이 사람을 구경하는 공간'으로 고쳐 잡았다. 정남진 수목원도 아사히야먀 동물원과 꼭 닮았다. 사람보다는 나무가 우선이다. 사연이 깃든 고목들과 다양한 종류의 젊은 나무들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간다. 2,000여 종의 다양한 나무들이 '진짜 나무를 찾는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아이들에게도 안성맞춤이다. 넓은 대지와 끝없이 펼쳐진 고목의 자태는 아이들도 쉽게 자연과 친해지게 만든다. 곳곳에 있는 나뭇가지와 돌로 장난감을 삼기도 하고 나무에 붙어 있는 곤충을 보면서 디지털에서만 감상하던 자연의 위대함을 아날로그 감성으로 전달받는다.
 

나무 상단 무게만 18톤인 가시나무 모습.
나무 상단 무게만 18톤인 가시나무 모습.


정남진수목원은 어떻게 운영될까
1개 지주사 4개 자회사로 분업체제 경영


보통 수목원은 나무들이 알아서 크는 공간이라 오해하기 쉽지만 이를 운영하기 위해 연간 소요되는 관리 비용은 꽤 높다. 나무는 생물이어서 끊임없는 손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유리온실이 아닌 경우 날씨로부터도 자유롭지 않다. 병해충 관리도 필요하다. 정남진수목원의 경우 유지 관리 비용으로만 연간 10~15억 원이 투입된다. 적지 않은 금액이다.

일반적으로 수목원 입장료는 5,000원 선. 잘 운영되는 수목원이라는 가정하에 어림잡아 연간 8만 명의 유로 관람객이 방문한다고 계산하면 입장료 수입은 약 4억 원에 그친다. 이 정도 규모일 경우 서비스 직원 6명, 관리인까지 포함하면 최소 10명의 인건비가 필요하다. 수목원 수입만 가지고 운영되기 힘든 구조다. 정부 지원 없이 개인이 수목원을 운영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일반인들에게 친숙한 아침고요수목원 등 몇몇 유명한 사립 수목원을 제외하고는 생존이 불가능한 이유다.

정남진수목원은 수목원 자체 수익 이외에도 주식회사 녹색의 자회사들이 운영하는 여러 가지 임업 사업을 바탕으로 살림을 꾸려나간다. 주식회사 녹색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지주회사로 (주)녹색 조경과 (주)나래종합조경, 녹색영농조합법인, 정남진수목원의 금융 문제를 총괄한다.
 

200년 된 석류나무의 모습.
200년 된 석류나무의 모습.

녹색조경과 나래종합조경은 나무를 키우고 공급하는 사업에 집중하고 녹색영농조합법인은 나무로부터 얻는 임산물 등을 취급하면서 사업별로 분업 체제를 유지한다. 정남진수목원은 나무를 일반인들에게 알리는 홍보 창구이자 나무를 키우고 공급하는 원물 공급처의 역할까지 도맡는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자연을 가꾸는데도 비용이 들어가요. 가꾸지 않으면 사람이 이용하기 힘든 자연이 되고 위험이 도사리는 정글이 되죠. 개발은 환경친화적인 입장에서 보면 부정적이지만 어차피 인간이 살아가는 환경을 더 아름답고 더 조화롭게 가꾼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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