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먹거리 유통 온라인 전쟁시대 개막
[칼럼]먹거리 유통 온라인 전쟁시대 개막
  • 정재임 기자
  • 승인 2019.07.14 1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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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먹거리 시장에서 온라인 거래는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PC와 더불어 스마트폰 보급이 크게 늘자 버스나 지하철 등 공공 교통수단을 이용하면서 각종 상품을 구경하고 그 즉시 결재하는 소비자들의 모습은 이제 흔치 않은 풍경이 됐다. 신선도 문제와 품질관리 때문에 좀처럼 온라인 시장 진입이 어려웠던 농산물 유통에도 최근 사이버 바람이 불면서 농산물 유통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클릭족’, ‘엄지족’의 성장

MS-DOS, 천리안, 나우누리, PC통신 등의 용어는 소위 X세대, 지금의 30~40대에겐 친숙한 용어들이다. 인터넷을 이용하기 위해 전화기를 쓰지 못하고 ‘삐삐’ 소리에 전화요금 폭탄을 걱정했던 그 시절을 회상해 보면 국내 온라인 환경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발전했다.

우리나라는 김대중 정부 때 IT강국을 모토로 초고속 인터넷 망을 전국에 구축하게 되면서 본격적인 사이버 사회로 진입하게 됐다. 국내 온라인 환경은 IT 기업들의 물리적 기술력의 비약적인 성장과 맞물리면서 온라인이 오프라인을 압도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PC를 사용하며 쇼핑을 즐기는 ‘클릭족’은 기업들의 중요한 마케팅 타깃으로 자리 잡았고 스마트폰 사용에 능숙한 ‘엄지족’은 20대를 중심으로 모바일 시장을 이끌어 가는 핵심 주체로 성장하고 있다.

국내 유통시장은 이처럼 온라인 쇼핑몰 플랫폼의 발전과 더불어 ‘클릭족’의 성장, 여기에 ‘엄지족’까지 가세하면서 이들 손가락의 향방이 기업의 이익률에 큰 영향을 끼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온라인 신선농식품 시장의 확대

온라인 유통시장은 국내 신선농식품, 그 중에서도 농산물 영역의 아성을 무너뜨리기는 쉽지 않았다. 신선농식품의 경우 짧은 유통기한, 쉽게 변해버리는 품질 때문에 소비자들에게는 ‘직접 눈으로 보고 사지 않으면 믿을 수 없다’라는 인식이 팽배했다. 그들이 대형마트나 일선 중·소형 마트 등에서 직접 구매하는 것을 선호하면서 국내 농산물 유통은 전국 공용도매시장을 중심으로 발전과 혁신을 거듭했다.

최근 이런 흐름이 변화하고 있다. 농산물은 매장을 방문해 구매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클릭족과 엄지족의 선택영역이 신선농식품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특히 어린이들이 있는 가정은 새벽 배송 등의 편리성으로 굳이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다음날 아침을 준비할 수 있게 되면서 온라인의 성장세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국내 최대 소매유통업체인 이마트에서도 전체 온라인몰 매출 중 신선농식품 비중이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2011년 20.5%에서 12년 23.2%, 13년 32.3%, 14년 12월17일 기준 32.7%로 집계된 바 있으며 최근에는 온라인 유통센터인 네오001를 경기도 김포에 추가로 건설하기도 했다.

농산물 온라인 거래의 맏형 격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이버거래소도 학교급식을 포함한 올해 농식품 사이버거래량이 3조원을 넘어서며 온라인거래를 선도하고 있다.


온라인 유통 키워드 ‘안전성’

신선농식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몰들이 농산물 거래 시 가장 문제가 됐던 안전성까지 담보하면서 온라인 쇼핑족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농산물 유통시장에 뒤늦은 사이버 바람이 심상치 않은 분위기다.

국내 온라인 쇼핑몰인 지마켓은 과거 'G마켓후레쉬'라는 기획전을 내걸며 자체 식품검증단을 운영해 산지를 직접 방문하고 제품 생산부터 배송작업까지 확인하는 서비스를 기획한 바 있으며 G마켓이 엄선한 농산물을 산지에서 당일 수확해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는 신선식품 배송 프로젝트는 온라인 상에서 글소문을 타며 큰 호응을 받은 바 있다.

aT 사이버거래소도 정부부처 간 협업을 통해 식품안전정보를 확보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중독 조기경보시스템, 농산물품질관리원의 원산지 위반 정보, 조달청의 부정당 업자정보 등을 공유하면서 농산물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하며 소비자의 신뢰를 받고 있다.
 

사이버 유통전쟁 서막

이처럼 신선농식품의 온라인 거래가 활발해지자 농산물 사이버전쟁은 이미 치열한 시장 주도싸움이 한창이다. 그동안 오프라인만을 고집했던 전국의 공용도매시장들도 사이버 전쟁에 참여할 채비를 갖추면서 본격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천안시농수산물도매시장은 이미 ‘천안농산물사이버장터’를 운영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 체결하고 유통환경 변화에 편승하고 있으며 국내 최대 공영도매시장인 가락시장에서도 가락몰24를 운영하고 있다.

가락시장의 한 유통관계자는 “사이버 열풍은 이제 어느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대세”라며 “농산물은 온라인 환경에 최적화 된 상품이라 보긴 곤란하지만 기술환경의 발전과 소비 트렌드의 변화로 이제는 이에 대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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