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먹거리 푸드플랜 국내 농업현실에 맞춰야
[기고]먹거리 푸드플랜 국내 농업현실에 맞춰야
  • 키즈팜
  • 승인 2019.09.28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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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욱 농장과 식탁 연구위원

글로벌 무역 장벽이 낮아지면서 전 세계 어느 곳에서 생산되는 먹거리라도 다음날이면 바로 우리 식탁에 오르는 시대다. 지구촌이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이면서 작은 리스크에도 세계가 요동치는 위험 요인이 된 것이다.

이후 위정자들은 자국민을 먹여 살리는 장기적인 먹거리 전략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국가식품시스템을 손보기 시작했다. 국가의 먹거리 전략에는 생산부터 소비뿐만 아니라 식품안전, 식품안보, 환경문제 등이 포함되면서 먹거리와 관련된 종합적인 마스터플랜이 속속 발표됐다. 우리나라도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 먹거리 푸드플랜 수립을 농정공약으로 발표했다.

다양한 국가에서 시행되고 있는 푸드플랜은 도시와 혹은 국가단위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공통적으로 안정적인 먹거리 공급 이외에도 먹거리 불평등 해소와 같은 복지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한 노력도 돋보이며 음식물 쓰레기 처리와 같이 환경 친화적인 정책이 먹거리 전략에 포함되고 있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식량파동을 기점으로 약탈적 침탈농업에서 환경 친화적 농업으로의 패러다임 변화는 세계적인 추세인 듯 하다. 

반면 국가들마다 지향점은 다르다. 뉴욕시나 버몬트, 토론토와 같은 시·주단위에서는 지역 경제 활성화에 주력하고 지역에 거주하는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에 방점이 찍혀있다. 또한 이들은 구매력이 풍부한 시민들을 활용해 성공적인 푸드플랜을 진행 중이며 다양한 민간기구의 활동과 이에 대한 정부의 활용도 눈에 띄는 점이다.

호주와 프랑스, 브라질, 스웨덴과 같은 국가단위에서는 각 국가의 농업 지형에 맞는 전략을 짜고 있다. 농식품 수출에 강점이 있는 호주는 글로벌 수출시장을 타겟팅 해 식품정책을 짜고 있으며 음식문화가 발달한 프랑스는 음식문화 유산과 아동복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북유럽 복지 강국인 스웨덴은 동물복지에, 기아와 영양실조 인구 비율이 높은 브라질은 농식품 안정공급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국가별 푸드플랜은 각 국가가 보유하고 있는 농업의 강점을 활용, 이를 발전시키거나 문화, 경제, 정치 등을 접목시키며 자신만의 색깔을 지닌 푸드플랜을 구상하고 있다.

또한 세계 각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푸드플랜은 정책이 시행되는 과정에서 각 주체들의 유기적인 성장과정이 관찰된다. 먹거리 정책의 현장수요에 따라 시민사회가 성장하기도 하고 기능과 역할이 먼저 부여됨으로써 조직 스스로가 사회 경제적 영역을 넓혀나가기도 한다.

기존 활성화 되지 못했던 시민사회 조직들도 푸드플랜을 활용해 다시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사업영역에서 손을 잡으면서 활력을 불어넣는 등 성공적인 푸드플랜은 이를 통해 조직간 네트워크가 점점 발전하는 형태로 발전하게 되는 과정을 관찰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급격한 산업화시대를 거치면서 관행적으로 재배하는 집약적 농업에서 벗어나 농촌의 새로운 가치나 로컬푸드와 같은 지역 중심의 농업으로의 시선 전환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인구의 1/5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고 부산이나 전북 등 주요 도시를 제외하고는 구매력이 약한 도시들이 전국에 퍼져있어 지역 중심의 농식품 순환고리를 형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와 비슷한 개념인 로컬푸드의 경우 전북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성공사례를 찾기 힘들고 텅텅 비어있는 로컬푸드 매장이 아직도 영업 중인 점을 감안할 때 지역 중심의 농업은 재고해 볼 문제다. 각국의 푸드플랜은 자국의 강점과 현실을 반영할 때만이 성공적인 사례로 남는다. 각국의 장점만을 뽑아 우리 푸드플랜에 이식한다고 해도 우리나라 농업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이라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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