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함이 뜬다]돼지고기도 토종 흑돼지 시대
[특별함이 뜬다]돼지고기도 토종 흑돼지 시대
  • 박금옥 기자
  • 승인 2019.09.28 1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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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리코 사태 프리미엄 육류시장 열어
토종 흑돼지 맛과 특별함 소비자 '주목'
흑돼지가 농장을 뛰어다니는 모습.
흑돼지가 농장을 뛰어다니는 모습.

사람들은 특별함을 찾는다. 비싸더라도 새로움과 스토리에 지갑을 연다. 소비 패턴이 바뀌고 있는 셈이다. 특히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서라면 아낌없이 투자하는 게 지금 부모 세대다.

아이들의 영양을 책임졌던 돼지고기 중 삼겹살은 수십 년간 국민들의 단백질 공급원으로 각광받았다. 이제는 새로운 맛을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 재래 흑돼지는 새로운 돼지고기 시대를 여는 가능성으로 조명 받고 있다. 본지는 재래 흑돼지 농장을 찾아 양돈산업의 새로운 탈출구가 될 수 있을지 살펴봤다.

우리나라 돼지고기는 대부분 LYD다. 랜드레이스, 요크셔, 두록의 삼원 교잡종인 LYD는 각 품종의 장점만을 뽑아냈다. 세계 돼지 시장에서 유통되는 돼지는 대부분 LYD다. 그만큼 생산성이 좋다.

반면 토종 흑돼지는 맛이 좋다. 진한 육향과 찰진 식감은 돼지고기의 새로운 맛을 열 것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생산성이 낮았다. 키우기도 어렵다. 양돈농가가 LYD를 키우는 이유는 생산성, 맛, 품질 등 삼박자를 갖췄기 때문이다. 재래돼지를 키우면 수익 분기점을 맞추기 힘들다.
 

흑돼지 모습.
흑돼지 모습.

이한보름 송학농장 대표는 재래돼지를 어렵게 복원해낸 장본인이다. 그는 "재래돼지는 적자의 원인이었다"면서 "키우기기 녹록지 않은 데다 좋은 가격을 받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거 재래돼지를 공급한 적이 있었는데 맛이 정말 좋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농장 적자는 쌓여갔다"라고 회고했다.
 
낯선 동물이 처음 출현했을 때 경계를 위해 낯선 동물로부터 흩어지는 거리를 플라이트 존(Flight Zone)이라고 한다. LYD의 플라이트 존이 5m라면 재래 흑돼지는 30m쯤 된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재래돼지가 키우기 힘든 이유다. 성격이 깐깐한 탓에 백색 돼지보다 성장 속도가 느린 탓이다.

백색 돼지는 평균 6개월을 키우지만 재래돼지는 1년 1개월을 키운다. 거의 2배 차이다. 새끼 돼지가 생존해 있는 척도를 나타내는 이유두수도 백색 돼지가 11두라면 재래돼지는 5마리 내외다. 원료육을 쓸 함량도 작아 소매유통에서도 좋은 값을 쳐주기 힘들다.
 

강남의 한 이베리코 음식점. 이베리코의 인기는 양돈업계에 큰 충격을 안겨줬다.
강남의 한 이베리코 음식점. 이베리코의 인기는 양돈업계에 큰 충격을 안겨줬다.

하지만 최근 이베리코 돼지고기의 인기는 양돈업계에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도토리를 먹여 키운 이베리코 스토리는 사람들에게 돼지고기 프리미엄 시장을 열게 끔 만들었다. 국내산에 밀려 2인자로 자리매김했던 수입고기가 국내산을 제치고 고급 육류로 거듭났다.

축산업계 관계자는 "과거 가격이 싸면 잘 팔렸다"면서 "이제는 소비자들이 스토리와 특별함에 주목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제는 재래 돼지 또는 특별한 종자의 돼지가 사육할 유통 환경이 왔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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